숫토끼 복실이를 버려야했던 이유, 지금에서의 고백

2019.08.28 15:16동물의세계/어쩌다토끼아빠(유튜브)

현재는 우리 집에 토끼가 딱 한 마리입니다. 한 때 성토 4마리까지 키우기도 했습니다만, 몇차례 밝혔던대로 파찌, 람지, 토슬이 순으로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너 저 하늘 별이 되었습니다. 올해로 7년 째 토끼를 키우고 있으면서 이젠 제법 토끼 전문가가 다 되었다라고 주변에서 말을 건네기도 하지만, 솔직히 여전히 멀었습니다. 아직도 배워야 하고 연구해야 할 것들 투성이입니다.

 

 

 

그렇게 배우고 신경 쓴다 해서 이미 먼저 떠나버린 아이들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요즘 복실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매번 탄식이 나옵니다. 지금 복실이에게 하는 것 만큼의 반 만큼만 더 신경 쓰고 케어 했더라면 그 아이들이 그렇게 일찍 가지는 않았을테니까요. 

 

토끼를 예쁘다고 해서 두 마리 이상 키우는 건 정말 반대입니다. 아무리 자신 있다고 한들 일단은 말리고 싶습니다. 토끼박사도 아니고 수의사도 아닌데다 여력이 그렇게까지 되는 것도 아닐 터인데 두 마리 이상 키운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. 이놈 저놈 사고를 치기도 하고 혹여 암수가 섞여있기라도 한다면 더더욱 관리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. 

 

 

 

저는 당시에 프리랜서로 일하면서도 일이 워낙 바빠 아이들을 일일이 신경써서 돌보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. 집사람 역시 하는 일이 있다보니 우리 부부가 아이를 안 키운다 해서 토끼 키우기가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도 싶겠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습니다. 그저 불쌍해서 거두었던 아이들이 한 마리가 되고 두 마리가 되고 하다보니 아무래도 한 마리에게만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. 

 

 

 

더군다나 너무 불쌍하게 버려졌던 복실이를 데려오고 나서도 녀석이 숫토끼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. 데려올 때 그냥 토슬이 처럼 암토끼라고 해서 안심을 했던 것이었는데 토끼 성별이 삼개월은 되어야 징후가 나타나는지라 겨우 1~2개월 일 때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죠. 그 덕에 어느 순간 새끼가 태어나고, 그것도 연거푸 태어나면서 젖떼기가 무섭게 분양보낼 수 밖에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죠. 

 

지금도 인터넷에 떠도는 토끼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복실이나 토슬이 닮은 애들 볼 때마다 혹시 관련은 없나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. 분양보낸 새끼들이 많았으니까요. 아마 누군가는 너무 대책 없이 키운 것 아니냐며 힐난할 수도 있겠지만, 정말 분리해 키우고 교대로 운동시키고 하는 와중에 벼락 같은 찰나에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. 아시겠지만 토끼 임신은 10초도 안 걸리니까요. 그리고 어김 없이 한 달 뒤에 여러 마리가 태어납니다. 저희는 그런 일이 2~4번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. 

 

 

 

 

아무튼 연거푸 임신과 출산이 반복되었을 때 토끼의 번식력에 놀라 복실이를 버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됩니다. 우리 집에 데려온지 불과 3~4개월만이었던 것 같습니다.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가는 동안 복실인 몹시도 불안해했습니다. 덜컹 거리는 차에서 가방안에 담긴 채 녀석이 그 정도 눈치쯤 없었을가요. "또 버려지는구나..."라고 느꼈겠죠. 이후 복실이가 있는 그곳을 몇 차례 방문할 때마다 미안해서 마주치지 않으려고도 했습니다. 하지만 갈수록 상태가 나빠져 4~5개월 만에 다시 데려올 수밖에 없었는데요. 얼마나 못 먹었던지 하루종일 먹기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미안했습니다. 

 

집에 다시 데려온 후 찾아간 곳은 당연히 동물병원이었습니다.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그렇지만, 아무리 신도시급 종합병원을 가도 대부분 90% 이상 강아지들을 취급하는 게 일반적입니다. 특수동물 취급하는 곳을 가도 마찬가지고요. 병원을 여러군 데 다녀보았지만, 솔직히 전적으로 토끼를 믿고 맡길만한 곳은 국내에 거의 없다고 봅니다. 서울에 몇군 데 있다고는 하지만, 국내 애완토끼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아니 수익구조만 따져보아도 당장 답이 나옵니다. 진짜 전문가는 극히 드문 게 현실입니다. 

 

 

 

어쨌든 복실이의 중성화수술은 당시 의사선생님 말씀을 듣고 충분히 의논한 끝에 제가 포기를 결정했습니다. 수술 후 부작용이나 잘못될 확률, 이후 기대할만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포기를 결정했습니다. 그냥 제가 잘 분리하고 관리하면 될거라 생각을 한 것입니다. 그렇게 복실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후로도 복실이는 암토끼에게 각각 2차례 정도 더 임신을 시켰습니다. 중성화수술 시켰으면 그런 일 없지라고 말하시는 분도 당연히 계시겠지만, 당시 복실이는 솔직히 버려져서 상태가 너무 안 좋았던 애입니다. 죽는 거나 다름 없을 정도였으니까요. 그런 애를 겨우 살려내서 중성화수술까지 시키고 싶겠습니까.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. 

 

그런 우역곡절 많던 숫토끼 복실이에 대한 기억은 참 장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. 그 기억들을 짧은 영상으로나마 담아보았습니다. 버려졌던 복실이 이야기와 재차 버릴 수밖에 없었던 복실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. 

 

 

https://youtu.be/nYtEdglCp60

 

 

https://youtu.be/zGk86trWeoA